굉장히 오래 기다려서 (약 20일 가까이) 받은 커튼입니다.
첫 셀프 커튼 시공에 첫 셀프 커튼 주문이라
길이 측정을 잘못해서 커튼이 바닥에 질질 끌리는 수준이
되었고 주름 예쁘게 잡겠다고 지나치게 넉넉하게 주문한 바람에
폭도 애매하게 되었지만 이건 제가 범한 오류이니까요,
제품 얘기만 하자면

1. 베이지 린넨 암막커튼 (겉커튼)
상세 화면은 거의 흰색에 가까운 아이보리 색상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더 색감이 진하고 정직하게 톤다운된 베이지 색상입니다.
단점이 곧 장점이 되는 신박한 커튼입니다. 린넨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제품 자체는 굉장히 두꺼우면서 톡톡하고 견고하며 튼튼한 면직물 느낌의 재질이고요. 빳빳하고 힘있는 재질이라 각이 잘 잡힙니다.
그러다보니 무게가 상당해서 저는 이 커튼 한 쪽을 드는 것도 무거워서
달면서 아주 생고생을 했는데 달고 나니 굉장히 고급스럽더라구요.
그리고 여름에는 다소 더워보이고 과할 커튼이지만 겨울이면 빛을 차단하고
외풍을 차단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점이 장점이 되는 거죠.


2. 베이지 망사 속커튼
이것 또한 상세 화면 컷에서는 샤랄라 챠르르한 느낌으로 흐르듯이
하늘하늘한 커튼으로 표현이 되었는데 실제로는 상당히 힘 있고
절대 하늘하늘한 느낌이 아닙니다.
색상도 훨씬 더 진해요. 코랄 한스푼 섞인 톤다운된 베이지 색상입니다.
근데 뭐 겉커튼이랑 잘 어울리는 톤다운된 색감이라 이질적이진 않고요.
(전 오히려 이런 차분하고 진지한 색감을 더 좋아하기에 겉커튼과 속커튼의 색에
불만은 없지만 쇼룸 사진처럼 밝고 환한 느낌을 원하는 분들은 구매를
재고해보셔야 할 것같습니다.)

무튼 이게 세트 상품이다보니 저는 풍성하게 연출하려고
속커튼, 겉커튼을 모두 2배 길이로 넉넉하게 주문을 했는데
이게 패착이었죠. 망사 속커튼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이 속커튼도 볼륨이 크고 힘있는 재질에 상단에 두껍고 빳빳한 종이? 가 덧대어져서 한층 더 커튼의 각을 딱 잡아주거든요. 그러다보니 고급스럽긴한데
마지막 사진처럼 겉커튼과 속커튼을 함께 움직일 때는 자기들끼리 자꾸 부딪히고 말려들어가요. 둘 다 볼륨이 커서요. 그래서 좀 불편합니다.


3. 저는 이 세트 상품을 둘 다 넉넉하게 (즉 풍성한 주름이 잡히도록) 주문하고
설치해둔 이중 레일에 대충 잘 걸면 되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실수를
저질렀는데요. 다시 이 제품을 주문할 수 있다면 저는 이 세트 상품이 아니라
각각의 커튼을 따로 주문해서 겉커튼은 풍성하게 (2배) & 속커튼은 다 펴지게 (정사이즈) 할 거구 질질 끌리지 않도록 세로 길이는 좀 짧게 주문할 거 같아요.
둘 다 풍성하게 제작해버리면 이중 레일 폭보다 얘네가 훨씬 볼륨이 커서
지들끼리 막 걸리고 말려들어가고 그래요..
제품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여러가지로 애매해진 비운의 상품...
이 커튼 구매 전에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에게 상담원 분들께서 이런 점은 좀 조언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미 노련한 홈 인테리어의 최강자 선생님들은 딱 봐도 아실 수 있겠지만.. 저같은 왕초보는 이런 좋은 제품을
주문을 잘못 넣어서 애~매하게 만들어버리는 재주가 있거든요 ㅜㅜ


4. 이 긴 리뷰를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그래서 대체 이 상품을 추천한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하실 수도 있겠는데
결과적으로 이 리뷰는 이 상품 추천글이 맞습니다.
고급스럽고 좋은 제품이긴 해요. 벌써부터 세탁이 걱정되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