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서 큰맘먹고 비싼 원목 패브릭 쇼파를 장만했었습니다.
저는 그 쇼파를 소중하게 여겼지만
저희 식구들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고양이 4마리를 모시고 사는 생활을 하다보니,
어느새, 1년마다 가성비 좋은 저가 쇼파로 바꾸고 있습니다.
고양이란 동물이 워낙 흉폭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생명체인데
특히 쇼파에게는 자비가 없습니다.
마치 태풍이라도 지나간 듯한 처참한 상태이지만
구매한 지 1년도 안된 쇼파 3호입니다.
쇼파 3호를 이지경으로 상처입혔어도
고양이들은 반성이라는 것을 할 줄 모릅니다.
의기양양하고 거만한 족속들입니다.
계속 이렇게 매년 쇼파를 바꾸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데코뷰로 상처입은 쇼파 3호를 치유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 데코뷰 돌돌이로 고양이털 제거하기
돌돌이로 상처입은 쇼파 3호의 몸 구석구석을 매만져줍니다.
쇼파 3호의 상처를 모두 치유할 수는 없지만,
마음만이라도 보듬어 줄 수 있다면 이 행위 자체도 의미가 있습니다.
사용한 돌돌이는 데코뷰 돌돌이 100mm 입니다.
전직 애완쇼핑몰 MD로써 평가하자면 접착력은 5점만점에 3.5점이지만
이렇게 감각적으로 디자인된 테이프클리너는 처음 봅니다.
정말 사소한 생활 아이템이라 개인적으로는
'꼭 이런 것 까지 공을 들여서 만들었어야 했나'
싶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까지 섬세한 것이 데코뷰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데코뷰 돌돌이는 시중의 중국산 돌돌이보다 상대적으로 접착력이 약한 편입니다.
중국산 돌돌이처럼 본드성분의 화학 접착제를 사용한다면 접착력을 더 세게 만들 수 있었음에도,
피부에 알러지를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수용성 점착액을 사용했습니다.
안전함은 당연한 부분이기에,
그 점을 널리 알리지 않는 데코뷰의 겸손함과 배려심을 엿볼 수 있는 상품입니다.
2. 쇼파커버 씌우고 쿠션 얹이기
사실 아무리 돌돌이질을 하고, 튀어나온 실을 가위로 잘라보아도
상처는 완전히 치유될 수 없다는 사실은 저도 알고 쇼파 3호도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에게
어줍짢게 해결방안을 제시해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그저 고민을 들어주고, 감정을 공감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안아주고, 덮어주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쇼파커버를 씌우는 작업은 그것과 같습니다.
쇼파 3호에게 있어 고양이로부터 입은 불행이란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닌 받아들여야 할 운명인 것입니다.
쇼파커버를 씌운 후 쿠션을 놓아주었습니다.
사실 쇼파는 1년에 한번씩 바꾸었다면,
고양이털범벅이 되버리는 쿠션커버는 6개월마다 바꾸었습니다.
그러다가 집에서 쿠션을 없애면서
다시는 쿠션을 집에 놓지 않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데코뷰에서 출시한 신상 쇼파쿠션을 접하면서
저의 결심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 쿠션들도 결국 털 범벅의 운명을 피할 수 없겠지만,
쇼파 3호의 치유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남자라면 때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줄도 알아야 하는 법입니다.
3. 러그 깔아주고 커튼 달아주기
쇼파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있어 러그랑 커튼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의구심을 품으실 수 있다는 점, 충분히 이해합니다.
직접 쇼파 3호와 맞닿아 있지 않더라도,
멀리서 언제나 든든하게 쇼파 3호를 지켜봐주는
어머니와 아버지같은 존재,
그것이 바로 러그와 커튼입니다.
결코 제 개인적인 거실 꾸미기에 대한 욕망과 무관합니다.
왜 뷰덕님들이 루블린 루블린 하는지
또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레이로 할 지, 베이지로 할 지
2주일동안 고민하다가 베이지로 선택했는데
회색빛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쇼파 3호의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베이지의 색감과 감촉.
역시 루블린 샤기러그는 사랑입니다.
커튼은 유러피안 오렌지 자카드 암막커튼으로 선택했습니다.
자카드 소재와 오렌지가든 패턴의 만남으로 레트로 + 보태니컬 무드가 물씬 나는 커튼입니다.
출시 전, 이 고급진 실물을 영접했을 때부터
이 커튼은 반드시 사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커튼이 투머치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상관없습니다.
제 집이니까요.
전 취향이 확고합니다.
오히려 투머치인 부분은 저의 실측 미스인데요.
커튼 기장이 3cm 정도 길어서 바닥에 끌리게 되어
예쁜 핏이 나질 않는데 이 부분은 세탁소에 가서 줄이면 되니 문제가 안됩니다.
정신승리가 결코 아닙니다. 아마도..
4. 삼삼오오 모여드는 고양이들
고양이야말로 살아있는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이 분명합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잔뜩 털과 살을 찌운 고양이들은
보기만 해도 푸근해집니다.
데코뷰 상품들로 고양이에게 상처받은 쇼파 치유하기를 완료하니
고양이들이 관심이 생겼는지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
자신들의 Favorite 장소에 자리잡더니
쇼파 3호의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것으로 쇼파 3호는 고양이들이 항상 곁에 있어주어서
외롭지 않게 되었습니다.
데코뷰로 육체적인 상처를 치유하고,
고양이들로 정신적인 상처마저 치유해버리고 마는
이 완벽한 조합.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 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록 날씨는 춥지만,
고양이들과 쇼파 3호가 데코뷰로 인해 아늑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면
저 역시 그들을 보며 야근에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양이에게 상처받은 쇼파 치유하기 상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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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흉폭하다 표현한점 불편하네요
저는 다섯마리의 집사로 12년째지만 그동안 가죽쇼파에 흠하나 없이 살고 있습니다
스크레쳐는 마리수만큼 필요해요
홍보도 좋지만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분들이 고양이에 대해 오해할 수 있습니다
우선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ㅁ+!!
저역시 네마리의 집사로 8년째이고 고양이가 좋아서 애완쇼핑몰 MD로 첫 직업을 선택했었을 정도로
저희 고양이를 많이 아끼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흉폭하다" 라는 표현은
조그마한 덩치임에도 항상 자신이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맹수인 것처럼 행동하는
저희집 고양이들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은 표현이었는데, 그렇게 받아들이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의 안일했던 단어선택에 불편함을 드리게 된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스크래쳐는 물론이고 원목캣타워나 로봇화장실까지 구매할 정도로
저희 고양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회사를 다니고 있으나,
저희 부부가 맞벌이인 관계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다 보니
평소에 고양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한 점이
쇼파 스크래치에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2년동안 가죽쇼파에 흠하나 없이 사셨다니, 정말 그 비법을 배우고 싶은데요.
혹시 약간의 팁이라도 주신다면 저를 포함한 고양이를 키우는 뷰덕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고양이를 너무도 사랑하는지라 냥이를 안키우거나 키울예정인 분들이 오해할까 댓글을 단 거였어요.. 아닌경우도 있다는걸 알려주고 싶어서요..
댓글 달아주신걸 다 읽어보니 제가 감정적이었던거 같아 부끄럽네요..^^;
전 다른건 없고 스크래쳐나 삼줄을 여기저기 감아놓고 잘했을때 칭찬하는 식으로 가르쳤는데 첫째때 공을 많이 들였던거 같아요.. 그후 한마리씩 가족이 늘었는데 첫째가 정해진곳에서 하니까 따라했던거 같아요
앞으로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동지로서 MD님을 응원하겠습니다!!^^
온갖 사이즈 온갖모양의 다양한 스크레쳐를 구비해줬지만..
쇼파까지 스크레쳐 11개로 생각하는듯한 느낌적인 느낌
고양이랑 하루종일 집에 붙어있는게 아닌지라
퇴근하고 오면 긁혀있고...자고일어나면 긁혀있고...
냥님들이 스크레쳐보다 쇼파가 좋은가보다 하고 포기하고 살았는데
쇼파커버 쓰는걸 생각해봐야겠어요ㅎㅎ
고양이들도 정말 귀엽네요(´∀｀*)
저희도 긁히는 거 감안해서 싼 패브릭 소파를 샀지만, 너무 밋밋, 예쁘지도 않고, 한올 한올 애들한테 다 뜯겨서 데코뷰에서 소파 커버 두 번이나 샀어요. 계절별로 컨셉은 또 맞춰줘야 하니ㅋㅋㅋ
쿠션도 있지만 계속 사고 또 사는 중이에요~ 아이들 핑계로 제 사심 채우는 중입니다 ㅋㅋ 집사를 위한 데코뷰 ㅇㅈㅇㅈ
필력좋으시네요^^ 읽는 내내 미소가 ^_____________^
댓글은 좀 충격적이지만 유머코드는 다 다른거니까요..풋
저는 너무 재밌어서 친구한테 링크 보내줬고만.
우리 집 쇼파도 좀 긁어주러 오세오. 냥이 너무 귀여워오. 냥이가 쵝오.